ADP·Vacons 등 현지 강자들과 설계·시공 경쟁
베트남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에서 현지 전문기업과 한국 기업들이 설계·시공 역량을 앞세워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ADP 워크플레이스(ADP Workplace)와 바콘스 아키텍츠(Vacons Architects) 등 현지 기업들이 다국적 기업의 오피스 구축과 친환경 공간 설계 분야에서 실적을 쌓는 가운데, 한국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도 부동산 중개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사진=알스퀘어
특히 기업들이 업무 효율성과 조직문화,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사무공간을 요구하면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통합 수행하는 역량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알스퀘어, 중개 넘어 인테리어·리모델링 확대
2021년 호찌민에 진출한 알스퀘어베트남은 부동산 중개를 기반으로 설계·시공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진출 초기부터 기업 오피스 구축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하노이 서호 지역 대우건설 스타레이크시티 B3CC1 복합개발사업이다. 알스퀘어베트남은 현지 진출 1년 만에 해당 사업의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했다. 하노이 비에텔타워에 입주한 네이버 베트남 오피스의 설계·시공도 수행했다.
알스퀘어베트남의 차별화 전략은 부동산 데이터와 공간 구축 서비스의 연계에 있다. 회사는 베트남 전역의 오피스 빌딩 2만6400개, 공장 1만2700개, 산업단지 600곳을 직접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기업의 입지 선정과 임대차 자문 과정에서 확보한 고객 접점을 인테리어와 시공 수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부동산 중개에 그치지 않고 공간 기획부터 구축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는 구조다.
현지 건축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하노이 소재 건축·인테리어 기업 예원(YEWON)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예원은 16년간 베트남에서 건축·인테리어 사업을 수행해 온 기업이다. 양사는 신규 프로젝트 발굴과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직증축 리모델링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알스퀘어베트남이 데이터 기반 사업 발굴과 기업 고객 영업, 설계 및 시공관리를 담당하고 예원은 현지 인허가와 자재 조달, 시공 인력 및 품질관리 역량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자체 부동산 서비스에 현지 전문기업의 실행 역량을 결합해 사업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ADP·Vacons 등 현지 기업, 대형 프로젝트 선점
베트남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에는 이미 설계·시공 경험과 고객 기반을 축적한 현지 전문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ADP 워크플레이스와 바콘스 아키텍츠다. 이들은 다국적 기업의 대형 오피스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설계·시공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ADP 워크플레이스는 유니레버 베트남의 1만㎡ 규모 ‘Homebase’ 오피스 프로젝트에서 하이브리드 근무환경과 유연한 공간 활용을 고려한 업무공간을 설계했다.
글로벌 기업 보쉬의 오피스 구축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보쉬 BGSW Vietnam의 1만㎡ 이상 규모 ‘Office Haus’ 프로젝트는 2025년 국제부동산어워드(International Property Awards)에서 ‘최우수 사무공간 디자인상(Best Office Design)’ 부문을 수상했다. 이는 호찌민 투티엠(Thu Thiem) 신도시에 위치한 최신식 오피스 빌딩 ‘더 매트(The METT)’에 조성된 2500㎡ 규모의 별도 보쉬 오피스 프로젝트와 구분된다.
바콘스 아키텍츠는 친환경 설계와 업무공간 구축에 강점을 두고 있다. 2024년에는 자사 오피스 빌딩인 바콘스 빌라 타워(Vacons Villa Tower)가 미국그린빌딩위원회(USGBC)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리드 골드(LEED Gold)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 시놉시스(Synopsys)의 호찌민 오피스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시놉시스와는 하노이와 다낭에 이어 호찌민에서 세 번째 협업을 진행했으며, 말레이시아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의 베트남 오피스 구축에도 참여했다.
하노이에서는 DPLUS와 ATZ 워크플레이스(ATZ Workspace) 등 현지 기업들이 맞춤형 오피스 설계·시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DPLUS는 하노이 소재 디지털 기업 하이커머스(HighCommerce)의 820㎡ 규모 오피스를 설계했다. 약 140명 규모의 인력 확장을 고려해 협업과 창의성을 높이는 공간 디자인을 적용했다.
ATZ 워크플레이스는 누적 500건 이상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18만㎡ 이상의 시공 면적을 공개하고 있다. 현장 조사부터 공간 기획, 설계, 견적, 시공, 준공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 사무실과 본사, 업무시설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다국적 기업 프로젝트 경험과 현지 공급망, 설계·시공 품질관리 역량 등을 바탕으로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데이터와 시공 역량 결합이 경쟁 변수
베트남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설계와 시공을 통합 제공하는 ‘디자인앤드빌드(Design & Build·D&B)’ 방식이 주요 사업 모델로 활용되고 있다.
박종열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교수는 “기업들은 사무공간을 단순한 업무시설이 아닌, 조직문화와 브랜드 정체성, 직원 경험을 구현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설계, 시공 전문기업들의 경쟁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알스퀘어베트남은 부동산 데이터와 중개 고객 기반을 활용해 기존 인테리어 전문기업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ADP와 바콘스 등 장기간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한 현지 전문기업들과 비교하면 알스퀘어베트남은 설계·시공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에 있다. 중개 과정에서 확보한 고객을 실제 공사 계약으로 연결하고,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품질과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 이러한 경쟁력 격차를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특히 알스퀘어베트남이 추진하는 리모델링과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에서 데이터 기반 고객 확보와 현지 시공 역량의 결합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은 “베트남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전문 설계·시공기업과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의 사업 영역이 맞닿고 있다”면서 “현지 프로젝트 경험을 축적한 기업들과 중개·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간 구축에 진출한 기업들이 어떤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